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 강세진 사무총장

[지앤이타임즈 : 한국석유일반판매소협회 강세진 사무총장] 얼마 전 경주지역의 한 석유판매소로부터 ‘어떻게 석유 공급가격이 농협주유소, 알뜰주유소와 리터당 100원 이상의 차이가 나게 되는가?’, ‘판매이익을 전혀 남기지 않아도 그들보다 비싼 기름값에 영세한 석유판매업자는 시장에서 설 자리가 없는데 대책을 세워줄 수 없는가’라는 민원이 들어 왔다.

우리 사회에 만연된 구조적인 불평등이 석유판매업계에도 고착화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양극화를 조장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정부다.

유가를 낮춰 국민 편익을 도모한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을 펼친 정부에 의해 오히려 불평등이 더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유사 역시도 대규모 사용처에 대해 언제든지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독점적 권력을 가지고 가격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불공정을 바로 잡기 전에는 석유유통시장에서 영세한 주유소나 석유일반판매소는 생존하기 어렵다.

정유사가 대리점, 주유소를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대규모 사용처를 독점한 가운데 주유소 또는 석유일반판매소의 정상적인 시장 판매가격보다 더 낮은 단가에 석유제품을 판매한다면 영세한 주유소나 석유일반판매소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는가?

그 대열에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합류해 알뜰 주유소와 농협주유소를 통해 정유사로부터 대량 공동구매 형태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석유제품을 공급받아 시장에 정유사와 똑같은 횡포를 부리고 있는데 어떻게 영세한 주유소나 석유일반판매소가 생존할 수 있겠는가?

혹자는 시장 경제 원리를 주장하며 영세한 주유소와 석유판매소의 매출 부진 이유를 스스로에게 찾아야 한다며 경영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먼 나라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과연 이 문제가 석유판매업자 스스로의 문제인지 유가 결정 구조를 알고 하는 말인지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결국 영세한 석유판매업자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애초부터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어려우니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소비자에게 양을 속이거나 가짜석유를 팔아야 버틸 수 있는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석유유통질서가 문란해지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이라도 석유유통질서를 바로 잡는 길은 문제의 근원을 정확히 진단하고 유가에 대한 기회 평등이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평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말로 국민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러나 집권 후반기 들어서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음에 그럴듯하게 포장만하고 진정성이 없는 구호에 그친 말로 느껴져 실망이 커지고 있다.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평, 결과의 정의를 위해 정유사의 가격 규제는 필요하다. 

모두에게 동일한 석유제품 공급가격을 적용해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주를 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과 공평, 정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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