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신현돈 교수
인하대학교 신현돈 교수

[에너지플랫폼뉴스 지앤이타임즈 인하대학교 신현돈 교수 ] 다시 배럴당 100불대의 고유가 시대가 온다는 소식이 들리고 정부에서도 민생의 영향을 주는 휘발유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유류세를 낮춘다고 한다. 

국제 유가가 같더라도 우리는 비싼 가격에 정제된 휘발유를 사용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을 리터당 단순 비교해 보면 올해 11월 1일자로 미국은 1불, 영국은 2불, 한국과 일본은 1.5불,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0.6불 정도이다. 

유가 80불을 기준으로 리터당 원료비는 약 0.5불 정도로 가정하면 산유국이 저렴한 편이고 각 국가마다 목적에 맞게 환경, 기후변화 또는 자원안보 측면을 고려한 다양한 세금이 부과돼 휘발유 소매가격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원유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유가 역시 공급과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공급량은 석유개발 분야의 과거 투자규모에 따라 달라지고 수요량은 현재의 세계 경제 상황과 직결되어 있다. 

중동의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국제유가를 살펴보면 2014년 9월까지 지속되던 배럴당 100불의 유가는 미국 셰일오일 투자 붐으로 생산이 급증해 공급과잉을 초래해 유가 추락을 견인했고 불과 4개월 만에 50불대로 추락했다.

2016년 초에 20불대로 최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해 2018년엔 60~70불대의 유가를 유지하게 됐다.

2020년 COVID-19의 본격적인 팬데믹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활력을 잃고 수요 감소로 유가는 다시 폭락하기 시작했다.

OPEC을 중심으로 한 공급자들이 감산을 단행해 유가를 회복시켜 일정 수준으로 유지했고 본격적인 백신공급으로 코나로가 물러 날 기미를 보이며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되자 제한된 공급량 하에서 수요의 증가로 유가가 지난 10월부터는 80불대로 올라서게 됐다.

그렇다면 향후 유가는 어떻게 될까? 

기후변화에 따른 탄소중립 정책이 향후 에너지원 구성과 화석연료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석유개발사업의 긴 개발기간과 대규모 자본투자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석유가스의 공급 능력이 중요할 수 있다. 

2014년 이후 급감한 석유개발 투자와 최근의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제한은 현재와 미래의 공급 측면을 어렵게 할 것이고 지속적인 석유수요가 유지된다면 탄소중립 기간 동안에 장기적인 고유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요소수 파동도 석탄의 공급 부족에서 일어났고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 급등도 공급의 문제로 나타난 현상이다.   

BP 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영향으로 2020년 기준 전 세계 원유 소비는 9.3% 감소해 하루 약 8860만 배럴 규모이다. 

이중 미국 1720만 배럴, 중국 1420만 배럴, 인도 470만 배럴, 일본 327만 배럴, 러시아 424만 배럴, 한국 256만 배럴 규모로 중국은 10년 전과 비교해서 500만 배럴 이상 증가했고 일본은 2012년 이후 감소하고 있으며 한국은 2017년 27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고 있다. 

석유소비는 선진국은 서서히 감소하고 있지만 그보다 많은 수요가 중국과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경제개발도상국가 위주로 증가하고 있어 전 세계적인 석유소비 정점은 아직 시기상조인 셈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한국은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2.1% 차지하고 있고 그 구성은 석유 42%, 천연가스 17%, 석탄 26%, 원자력 12%, 신재생 3% 으로 여전히 1차 에너지원 전체의 85%가 화석연료로 구성되어있고 석유가스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부존자원도 없고 국토면적이 적어 재생에너지 생산도 제약이 많은 한국의 입장에서 선진국을 쫒아가는 에너지전환을 추구하다가는 예상보다 더 큰 현실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수도 있다. 

각 나라마다 자신들 만의 에너지원에 장점이 있다. 

땅이 넓고 물이 풍부한 나라는 재생에너지 생산에 유리하고 산유국은 석유가스를 기반으로 수소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를 유전이나 대수층에 주입해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능력이 충분하다. 

즉, 화석연료 스스로 자체적인 탄소중립이 가능할 수도 있다. 

에너지자원 빈국인 우리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서 무슨 선택을 해야 하는가?

화석연료와 원전이 차지하는 비율이 95% 이상 되는 에너지믹스 현실에서 급격한 탄소중립정책은 마치 큰 배가 급격한 방향 전환 시 전복될 수도 있는 것처럼 국민과 국가 경제를 예상할 수 없는 큰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 

우리에게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 가능한 합리적 선택이 있기는 한 것인가?

고유가를 대비한 석유가스 확보를 넘어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의 원료로서 또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이산화탄소 저장소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10년째 방치되고 석유가스 자원공기업의 해외자원 사업이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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