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천연가스 17%·원유 11% 차지, 니켈도 9% 생산

대 러시아 수입 품목 중 납사·원유·가스 비중 절대적

국회 예산정책처 ‘러시아 경제 제재로 한국 경제 타격 상당할 수도’

물가상승·경상수지 악화·경제성장률 하락 등 거시경제 전반 부정적

세계 통화 긴축 전환 가속화되면 국내 성장률 하방 압력 더욱 커질 것

[에너지플랫폼뉴스 김신 기자]‘석유’나 ‘천연가스’ 하면 일반적으로 중동 산유국이 연상된다.

그런데 단일 국가 기준으로 러시아 비중이 매우 높다.

러시아는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 중 16.6%, 원유는 11.2%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40%에 달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에 놓여 있다.

러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원료 중 하나인 니켈도 세계 생산량의 9.1%를 담당한다.

러시아에 대한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는 러시아에서 총 173억불의 수입 실적을 기록했는데 이중 나프타가 25.3%, 원유 24.6%, 유연탄 12.7%, 천연가스 9.9%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수입 비중이 절대적이다.

이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미국 등 서방 세계로부터 경제 제재가 본격화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이 최근 발간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리 경제에의 영향 분석’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러시아에 대해 전자 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 수출통제리스트(CCL)와 57개 하위 기술항목에 대해 해외직접제품규칙(FDPR, 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해 미국이 아닌 외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이 통제 대상으로 정한 소프트웨어나 설계 등을 사용했을 경우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국회 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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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우리나라도 러시아 FDPR 면제대상국으로 포함했고 수출통제 리스트에 반도체가 포함되어 있고 향후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국회 예산정책처의 설명이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도 확대되고 있는데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응해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 올해 들어 국제유가 50% 상승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금지하는 등 에너지 부문 제재로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하고 있고 세계 에너지 가격과 수급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올해 1월 첫째 주 80.70불에 거래됐던 브렌트 선물 가격은 이후 꾸준히 상승하면서 3월 둘째 주에는 116.87불을 기록하며 44.8%가 뛰었다.

[이미지 출처 : 국회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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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우리나라 주력 수입 유종인 두바이유는 78.43불에서 120.37불로 53.5%가 상승했다.

유가 상승도 문제지만 수급 안정성 우려는 더욱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 국제에너지기구 IEA를 중심으로 비축유 6,171만 배럴 방출에 합의했고 IEA 회원국인 우리나라도 442만 배럴의 비축유 방출에 동참하는 등 서방 세계의 석유 수급 안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국회 예산정책처는 ‘러시아 경제 제재로 원유를 포함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경제의 물가상승, 경상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하락 등 거시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 효과 초래’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국제유가 급등이 단기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높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수입단가 상승을 통해 국내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키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은 수입단가와 수출단가를 모두 끌어 올리는 요인이지만 수입단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수출단가 상승폭보다 크게 나타나 교역조건이 악화되고 경상수지는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물가상승과 교역조건 악화는 기업의 생산비용 상승과 가계의 실질구매력 약화를 초래해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위축시키고 GDP를 감소하게 되는데 경제모형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 10% 상승은 대략 GDP 0.2%p 하락, 경상수지 20억 달러 축소, 소비자물가 0.1%p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국회 예산정책처는 소개했다.

더 큰 문제는 유가 급등이 세계 경기를 위축 시킬 경우 우리 경제가 추가적인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지 출처 : 국회 예산정책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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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으로 세계 주요국의 통화 긴축 전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빠르게 둔화되기 시작한다면 국내 경제성장률 하방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올 한 해 세계 경제의 흐름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조속한 해결 여부에 달려 있어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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